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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Ducky Lim의 중국 서역지방 여행기 3편 ? 카슈가르

주거시엔셩 2016. 6. 22. 17:51

 

2007728일 토요일

일본인 친구와 카스 셔만빈관투숙하다

 

기차표 예매, 향비묘, 애제타이청진사, 재래시장, 인민광장 구경하다.

 

문득 잠에서 깨니 버스는 전혀 낮선 곳을 달리고 있다. 창밖으로 커다란 건물들이 늘어서 있고, 어느 건물은 멋있는 자체조명을 뽐내고 있다. 인적이 끊어진 넓은 도로에는 가로등만 휘황하게 빛나고 있다. 도대체 이렇게 밝은 거리를 보는 것이 얼마만인가? 가로등 불빛이 이렇게 밝았나 새삼 놀랄 정도였다.

 

버스가 서니 몇 명의 파키스타니들이 우르르 내린다. 운전수가 건너편에 있는 큰 건물을 가리키며 치니바크(Qini Bach)호텔이라고 한다. 방도 많다고 한다. 잠깐 내릴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냥 종점까지 가기로 했다. 만약 이 호텔에 묵을 수 없다면 인적 없는 도로에서 난감할 수밖에 없고, 아직 더 많은 수의 파키스타니들이 버스에 남아있기 때문에 버스 종점이 밤샘하기에도 나을 것 같았다.

 

버스는 오히려 조금 한적한 곳으로 가더니 종점이라고 한다. 어리둥절한 눈으로 버스에서 내리니 어디가 어딘지 모르는 사이에 택시운전수가 내 배낭을 끌어당긴다. 아직 갈 곳을 모르기 때문에 어찌할까 망설이고 있는데

 

코리안 호텔을 정하지 않았으면 우리와 같이 가자, 우리는 셔만호텔로 갈 예정인데 거기에 가면 도미토리가 있다.”

 

하며 같이 타기를 권한다. ‘그래 어디 정한 곳도 없는데 같이 가보자하는 심정으로 그들과 같이 택시를 타고 셔만호텔로 갔다. 무거운 짐을 끌고 겨우 도착한 셔만호텔에 방이 없다고 한다. 도미토리 뿐만 아니라 일반 객실도 저렴한 방은 없다고 하는 바람에 다시 택시를 탔다.

 

셔만 호텔에 방이 없다니, 할 수 없지 그러면 치니 바크 호텔로 가자.”

 

 

 

치니바크 호텔,  카스에서 가장 크고 깨끗한 호텔중의 하나다.

 

그렇게 찾아간 치니 바크 호텔이건만 여기도 방이 없다고 한다. 할 수 없이 다시 버스터미널로 와서 터미널 한쪽에 붙어있는 투어리스트 호텔로 갔다. 그러나 그 호텔도 방이 없고, 로비에서 잠시 웅성거리며 시간을 보낼까 했는데, 그것도 나가달라고 한다. 호텔에서 쫓겨나오니 이제는 갈 곳이 없어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다. 할 수 없이 버스터미널 - 여기도 터미널 안은 문을 닫아 들어갈 수가 없다. - 한 귀퉁이에 자리를 잡고 바지를 갈아입었다. 파키스탄에서 출발할 때 몰랐는데, 어디에서 걸렸었는지 바지가 많이 찢어져서 더 이상 입고 다닐 수가 없었다. 밤중인데 아무데서나 갈아입으면 어떠랴만 굳이 화단 나무 뒤에서 갈아입고 나오니 재패니즈가 있다.

 

너 어디 갔었니? 너도 방을 잡지 못했구나!”

여기 저기 다녔는데 모두 방이 없다고 하더라.”

우리 여기서 밤을 새고, 같이 찾아보자. 너는 카스에 얼마나 있을 예정이니?”

 

이렇게 되어서 오갈 데 없는 코리안재패니즈는 낯선 건물 아래 쪼그리고 앉아 날이 새기를 기다렸다. 어느 곳에서인지 몰라도 역시 방을 잡지 못한 파키스타니들도 쭈그리고 있을 것이다.

 

날이 샐 때까지 우리는 서로 통하지 않는 말로 그간의 사정을 나누었다. 이 재패니즈 친구는 30대 후반의 독신으로 동경에서 회사에 다니다가 문득 사표를 쓰고 여행을 떠나왔다고 한다. 태국을 시점으로 인도로 입국해서 파키스탄으로 넘어왔으며, 나와 같이 KKH를 타고 중국으로 온 것이다. 집을 떠나온 지는 벌써 여섯 달이 되어간다고 했다. 아주 저렴한 영어, 일본어, 한자를 동원해서 대화를 나누었는데 의사소통에 어려움은 없었다. 서로 통하는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

 

날이 훤해지기 시작했다. 길에 다니는 사람도 생기고, 청소부가 거리를 쓸기 시작했다. 더 이상 그곳에 머무르기가 거북해서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야 우리 일단 호텔로 가자, 어제 - 사실 조금 전 - 방이 없다고 했지만 오늘 첵크아웃 하는 사람이 있을 테니 기다리더라도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자.”

 

택시를 타고 어느 호텔이 좋을까 물어보았더니, 운전수는 셔만 호텔을 권한다.

 

 

 

 

좋은 호텔이라도 가난한 사람이나 여행자를 위해 저렴한 방과 도미토리를 운영하는 것이 중국호텔의 특징이다. 셔만호텔은 새로 지은 본관과 옛날의 구관이 있는데, 구관이 여행자를 위한 도미토리가 있는 쪽이다. 로비에는 이른 시간인데도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배낭을 메고 들어가니 프론트에 앉았던 직원이 인사를 한다. 내친김에 빈방이 있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있다고 한다. 방 값은 벽에 안내문으로 붙여있다. 마침 아주 저렴한 방이 비어있어서 재팬과 둘이 2인실에 들었다.

 

아까 좀 더 새벽에 왔을 때는 방이 없다고 하더니 그 새 방이 비었나요?”

아뇨, 아까는 파키스타니와 같이 오셨잖아요!”

 

이거 무슨 소린가?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아까 왔을 때도 빈방은 있었던 것이다. 단지 파키스탄인 들을 은근히 싫어하는 이유에서 방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괜히 같이 온 것 아닌가. 처음부터 우리 둘이 택시를 타고 왔었다면 방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중에 로비에 안내하는 여성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들에 대한 안 좋은 인상을 말해주었다.

 

셔만호텔 - 써만 삔관(Qinibahe binGuan色滿賓館) - 1900년대 초에는 소련 영사관 건물이었다고 한다. 그 후 건물을 개조하여 호텔로 사용하고 있다고 하여 밖에서 보면 제법 멋있어 보인다. 우리가 묵는 방 창문으로 보면 호텔 뒤편인 듯 주차장이 보이는데 그 한편에 존스카페(John's Information & Cafe)의 조그만 간판이 보인다. 론니 플레닛에 보면 여러 가지 여행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는 곳으로 나와 있고, 자전거를 빌려준다고 나와 있으나 가보지는 않았다. 호텔 로비에도 여행사 부스가 있어 카슈가르(Kashgar)’에서 할 수 있는 투어를 신청 받고 있다.

 

3층에 있는 저렴한 2인실은 그저 두 사람이 지내기 불편하지 않을 정도다. 화장실과 샤워장치가 있고, 천장에는 두 대의 선풍기가 있고, 두개의 침대 사이에는 커튼을 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작은 베란다가 딸려있고, 창가에는 차를 마실 수 있는 테이블과 전기주전자 찻잔 그리고 중국 녹차티백이 몇 개 있다. 이 정도면 만족하였다. 재팬은 이 호텔에 묵고 있을지 모르는 다른 일본인을 찾아보았으나 공교롭게 한명도 없었다. 둘은 우선 한잠 자기로 하고 눈을 붙었다.

 

호텔에는 각국의 시간을 가리키는 시계가 있다. 그중 가운데 있는 것이 북경의 시간을 가리키는 시간이다. 북경시간은 카슈가르(Kashgar)’ 시간보다 2시간이 빠르다. 그리고 관공서나 기차 같은 것은 북경의 시간을 사용한다. 당연히 몸이 느끼는 시간과는 차이가 있어 무척 혼란스럽고, 또한 기차시간 같은 것을 잘 놓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셔만호텔 부근은 그래도 번잡한 듯하다. 낮에는 아무것도 없어도 저녁만 되면 야시장이 열린다. 그리고 자유롭게 먹고 마시고 떠든다. 공산주의 국가에는 무서운 감시와, 명령과, 자아비판만 있는 줄 알았던 나에게는 중국에서 접하는 자유가 신기하기만 하다. 또한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느끼는 빈부의 격차도 새로운 충격이다.

 

새벽부터 설친 덕분에 한잠 자고 일어나도 한낮이다. 재팬 친구가 깨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에게 불편을 주지 않을 정도로 조용히 일어나 짐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처음 카슈가르에 며칠 묵을까 계획을 세울 때, 구할 수 있는 정보가 없었다. 많은 여행기를 참고하였지만 특별하게 소개된 곳은 없고, 가장 많이 올라온 것이 향비묘였다. 그 외 몇 군데 답사한 기록을 찾을 수 있었지만, 그곳들은 대부분 제대로 구경할 수 없게 되어있었다.

 

일단 내일(29) 우루무치로 가는 기차를 타기로 했다. 로비에 있는 여행사 부스에 가서 기차표를 예매하려고 했다. 그러나 여행사 부스에서는 카라쿨 호수’ ‘골프등 몇 가지의 관광 상품만 있을 뿐 기차표 예매를 대행하지 않는다고 한다. 교통편은 모두 직접 역에 나가서 사야한다고 한다.

 

호텔 뒤쪽에 있는 존스 카페에서는 어떨까? 존스 카페에 가서 기차표 예매를 물어볼까 하다가 어차피 시내로 나갈 것 직접 기차역으로 가기로 했다. - 존스 카페에서 교통편의 편의를 봐주는지는 알지 못했다. - 일단 호텔로 들어오는 택시가 있어 그것을 탔다.

 

파키스탄도 배낭 여행자에게는 어려운 여행국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파키스탄과는 또 다른 어려움이 있었다. 그것은 대화의 어려움이다. 지금까지 만난 중국인은 99.9% 영어를 모른다. 웬만한 나라에서는 일상의 대화에 몇 개의 영어 단어가 섞여서 쓰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영어단어가 전혀 섞이지 않은 대화를 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전혀 의사소통이 불가능 한 경우가 많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외국인에게 불친절 한 것인지,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들어주려고 하는 태도가 없다.

 

출처 : 내 삶을 사랑해
글쓴이 : Ducky Lim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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